스마트폰 시대에 레고가 살아남는 방법
디지털 세대에게 레고(Lego)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을까?
주말 저녁에 외식을 했다. 그날 유독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 많았다. 몇몇 부모님은 식사를 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각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요즘 애들 성인되면 눈 많이 나빠지겠다..'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나의 어린 시절 모든 아이들의 선망의 장난감이었던 레고는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시대에 과연 레고가 살아남았을지, 아니면 도산의 위기에 처한 건 아닌지 궁금해졌다. 스타트업계에 있다보면 매 달 새로운 이슈가 터지기 때문에 습관이 된 것 같다.
어쨌든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레고의 경영 전략을 살펴보며 스마트폰과 디지털 세상에서 의외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레고를 발견하게 됐다.
레고는 하도 맞아서 이젠 아프지가 않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레고는 위기를 맞았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확산으로 어린이들이 아날로그 장난감(레고 같은) 대신 모바일 기기와 비디오 게임을 선호하게 되면서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졌고, 전통 장난감에 대한 흥미가 감소했다.
그런데 사실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위기 라고 하기에는 오히려 경영진의 즉각적인 반응 때문에 금방 위기가 회복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위기'보다는 '위협'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레고의 위기 유래는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한다.
레고의 첫 번째 위기 : 흐려진 정체성
첫번째 위기가 스마트폰의 등장일 것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전에 우리는 '비디오 게임'이라는 디지털 격변을 한 차례 맞은 적이 있다.
1990년대 후반, 디지털 기기와 비디오 게임이 급성장하면서 전통 장난감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고, 레고는 그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그 당시 최고 인기를 달렸던 1996년 출시된 닌텐도 64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1)
이 뿐만이 아니라 이 시기에 다마고치, 포켓몬스터 시리즈, 윈도우의 등장과 PC게임들이 대거 등장했다.
게다가 크기도 작아 가정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거물들의 등장으로 인해 명백하게 아이들과 청소년이 컴퓨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비율이 높아졌고, 전통 장난감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나를 포함한 전 세계 아이들은 비디오 게임과 같은 디지털 오락의 즉각적이고 몰입감 있는 경험에 빠져들었고, 이는 기존의 물리적 장난감을 선호하던 소비 패턴을 급속히 변화시켰다.
결국 1932년에 설립된 레고(우리가 알고 있는 블록 장난감의 모형은 1949년에 갖춰졌다.)의 첫 번째 위기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다가오게 되었다.
내부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1. 새로운 시리즈 출시와 제품 다각화
레고는 이 시기에 기존의 블록 조립 놀이를 넘어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적으로 잭 스톤 시리즈는 애니메이션 같은 히어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장난감으로 전통적인 블록 조립보다 액션 피규어와 유사한 놀이 요소를 강화한 제품이었다.
또한, 갈리도르 시리즈는 공상과학과 판타지를 결합한 내용으로, TV 시리즈와 연계하여 레고 팬들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잭 스톤과 갈리도르 시리즈는 전통적인 레고 블록의 개성과 창의적인 조립 경험을 유지하지 못했고 레고 팬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존 팬들은 레고의 브랜드 정체성이 희석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잭 스톤과 갈리도르 시리즈는 이러한 레고의 본질을 훼손하는 느낌을 주었다. 이로 인해 기존 팬들 사이에서는 레고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며 일부 고객들이 레고 제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경쟁사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어차피 고객들은 재미를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기기에서 찾으면 됐다. 그리고 그 재미와 중독성은 아날로그 장난감과 비교도 안될만큼 파괴적이었다.
- 닌텐도 64는 출시 첫 해 부터 5,000,000대 이상이 판매 되었다.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같은 타이틀 역시 수백만 장이 판매.
- 플레이스테이션은 출시 9년만에 약 1억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 했다.
- 반면 레고는 연간 약 30%의 판매 감소를 맞았다.
당시 중국의 타이코 토이즈(Tyco Toys)와 같은 경쟁사들은 레고와 유사한 블록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갔고, 이는 레고의 수익성에 더욱 악영향을 미쳤다.
2. 과도한 제품 확장과 비용 부담
레고는 단순히 신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군을 넘어 레고랜드 테마파크, 레고 의류 및 주얼리와 같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며 브랜드 확장을 시도했다.
또한, 비디오 게임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 레고도 자체적인 비디오 게임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확장 전략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레고의 운영 비용을 크게 증가시켰다.
결국 이러한 위기로 인해 레고는 2003년 3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게 되며 파산 위기에 처했다. 게다가 약 8억 달러의 부채를 안게 되었다.
레고는 2003년의 위기를 어떻게 벗어 났을까?
첫 번째 위기를 어떻게 해결 했을까? : 본질에 집중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4년에 요르겐 비그 크누드스토르프가 새로운 CEO로 임명되었다.
크누드스토르프는 레고의 핵심 본질을 조립 블록 놀이 경험 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블록 조립 방식에 다양한 테마를 결합하여, 어린이들이 직접 창의적 구조물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갈리도르나 잭 스톤 같은 IP가 아니라.'
예를 들어, 우주, 성, 해적 등 다양한 테마를 통해 아이들이 블록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제품 종류를 13,000개에서 6,500개로 축소, 색상도 50종에서 기본 색상으로 축소하는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더 나아가 비핵심 사업(레고랜드, 비디오 게임)을 매각하고, 핵심 블록 중심의 장난감 생산에 집중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레고는 브랜드 정체성을 회복했으며 블록 중심의 창의적 놀이 경험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레고는 이렇게 ‘축소’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확보할 수 있었다.
레고의 두 번째 위기 :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첫번째 위기를 해결한 2004년 부터 2015년 까지 레고는 매년 성장했다. 하지만 2016년 부터 첫 매출 둔화와 감소가 나타나게 되었다.
큰 골짜는 역시 스마트폰으로 인한 디지털 생태계의 보급화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콘텐츠의 확산으로 인해 어린이들이 모바일 기기와 비디오 게임을 선호하게 되면서, 레고는 또 한 번의 ‘2차 디지털 위협’을 맞게 되었다.
우선 매출 감소가 있던 약 2015 - 2017년도의 상황을 보자.
당시의 상황들
1. 디지털 기기와 스마트폰 주도의 놀이 환경 변화로 인한 손실
위협: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급속히 확산하며 어린이들이 전통적인 장난감보다 모바일 기기와 비디오 게임을 선호하게 되었다.
과거에 닌텐도와 플레이스테이션 시즌 2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무수히 많은 어린이들이 이탈되었던 그 사건 말이다.
이로 인해 레고의 매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으며, 새로운 시장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매출 감소가 예상되었다.
실제 손실: 2017년, 스마트폰과 비디오 게임 등의 영향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레고의 매출이 8% 감소하며 1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레고는 약 1,4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2.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심화로 인한 손실
위협: 디지털 기기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유튜브, 온라인 게임 등이 주도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어린이들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으며 레고의 전통 장난감 수요가 줄어들었다.
실제 손실: 2015년 이전까지 레고는 매년 성장했으나, 이후 디지털 콘텐츠의 인기로 인해 매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이로 인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면서도 기존 물리적 장난감의 판매 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2017년의 매출 감소 또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강세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3. 디지털 전환 초기 실험 실패로 인한 손실
위협: 2014년에 출시한 레고 퓨전이 물리적 레고와 디지털 경험을 결합한 제품(사용자들이 만든 물리적 레고 작품을 앱으로 스캔하여 디지털 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이었으나 사용자 경험 부족과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실패했다.
실제 손실: 레고 퓨전의 실패로 인한 직접적인 손실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예상 판매량에 미치지 못한 판매 부진과 개발비 회수 실패로 손실을 입었다. 이후 레고는 디지털화 전략을 재조정하기 위해 추가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야 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조립 과정을 길게 즐기기보다는 빠른 보상과 즉각적인 피드백을 선호하여, 레고의 조립 장난감이 세대별 선호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에 직면했다.
두 번째 위기를 어떻게 해결 했을까? : 강력한 디지털 혁신 전략
2015년 이후, 레고는 새로운 디지털 위협에 직면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디지털 혁신 전략을 펼쳤다.
1. 어린이 대상의 교육적 디지털 콘텐츠 강화와 융합
전략: 레고는 STEM 교육(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의 열풍과 맞물려 디지털 기반의 학습 콘텐츠와 교육적 장난감을 강화했다.
대표적인 예가 레고 부스트와 레고 마인드스톰으로, 어린이들이 디지털 기기와 함께 코딩과 로봇 공학을 배우는 장난감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아이들이 단순히 블록을 조립하는 것을 넘어,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자녀가 레고로 놀이도 하고 공부도 되는 아주 요물인데 구매를 어찌 안할 수가 있겠는가.. 당장 국내만 봐도 코딩 열풍이 불어 초등학생도 코딩 학원을 보내는 상황인데 말이다.
성과: 교육적 가치를 중시하는 부모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원격 학습과 병행하여 사용되면서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이를 통해 레고는 어린이들에게도 디지털 기술과 결합된 창의적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2. 성인 팬층을 위한 전용 커뮤니티와 고급 제품 라인
전략: 레고는 성인 팬층인 AFOL(Adult Fans of LEGO)을 위한 성인 전용 커뮤니티와 고급 제품 라인을 제공했다.
예를 들어,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성인 팬들이 직접 창작한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투표를 통해 제품화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보다 복잡하고 세밀한 모델을 제공하는 레고 아키텍처와 레고 테크닉 라인을 출시하여 성인 팬층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잠실 롯데월드몰에 서울 최초 레고 스토어가 2017년 4월에 오픈했다. (24년 4월에 리뉴얼 오픈)
그리고 저번달에 이 매장에 방문했던적이 있다.
정말 놀라운것은 가족단위의 고객들도 많았지만 연인 혹은 혼자 구경하고 있는 성인역시 상당히 많았다.
더 이상 레고는 과거의 어린이들이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작은 블록 뿐만 아니라 피규어, 정교하고 거대한 구조물 등을 만들어서 수집할 수 있는 키덜트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해있었다.
599,900원의 맥라렌 P1모델
349,900원의 NASA 아르테미스 우주 발사 시스템 모델
성과: 성인 팬들은 레고 아이디어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창작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의 창의성을 레고를 통해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고급 제품 라인은 성인 팬들에게 높은 수집 가치를 제공해, 레고가 단순히 어린이 장난감을 넘어 성인에게도 의미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는 데 기여했다. 높은 객단가 확보는 덤.
위의 소개하지 않은 전략 외에도 여러 방법을 통해 2017년 부터 다시 매출 회복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레고 그룹의 매출 운신의 폭이 가장 컸던 2021년을 보면 전년 대비
- 매출은 27% 성장한 80억 달러(한화 약 11조원)
- 영업 이익은 104% 성장한 80억 DKK(한화 약 1.6조 원)를 기록
- 순이익은 140% 증가한 63억 DKK를 기록(한화 약 1.3조 원)
- 전 세계 및 주요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상승
의 성과를 맛 보았다.
닐스 크리스티안센(Niels B. Christiansen) CEO는 9월에 레고의 탄탄한 재무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화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팀의 규모를 3배 늘리고 수십억 DKK(덴마크 크로네)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들어야 한다.
1차 디지털 위협때는 '축소'를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고 2차는 오히려 '확장'을 기반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것을 볼 수 있다.
다시말해 1차 위기 때는 확장으로 인해 '경영악화'가 있었고 2차 위기 때는 확장으로 인해 '경영회복'이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본질을 중심에 두고 디지털 경험을 확장하는 전략
1차 디지털 위협 당시 레고는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여 본질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2차 디지털 위협에 대응할 때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경험을 확장하는 전략으로 경영 회복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차이가 성공의 열쇠였다.
1. 핵심 정체성을 지키면서 디지털과 결합한 ‘확장’
1차 위기 당시 '레고는 본질'인 블록 놀이에서 벗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대폭 확장했다.
캐릭터 중심의 ‘잭 스톤’, 다양한 외부 테마를 추가한 ‘갈리도르’ 같은 시리즈는 기존 레고의 조립과 창의적 놀이 중심의 정체성을 희석시켰다.
반면, 2차 디지털 위협에 대한 레고의 대응은 창의적 조립이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디지털 경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2. 팬들과의 협업을 통한 ‘오픈 혁신’ 도입
1차 확장 당시 레고는 팬과의 소통보다는 외부 시장에 맞춘 제품 라인을 무리하게 도입하면서 시장과의 불일치가 발생했다.
하지만 2차 디지털 확장에서는 레고 아이디어스와 같은 팬 중심의 오픈 혁신을 통해 팬들이 직접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는 레고의 팬들이 단순 소비자에서 브랜드의 공동 창작자로 전환되며, 더욱 강한 소속감과 충성도를 형성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펀딩 개념은 레고의 팬들이 원하는 제품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출시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제품들은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레고의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3. 글로벌 디지털 허브 구축과 내부 역량 강화
1차 위기 당시 레고는 비핵심 사업으로 확장하면서도 내부 운영과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통합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복잡성과 비용이 증가하며 경영 효율성이 낮아졌다.
반면 2차 확장에서는 글로벌 디지털 허브를 구축하고 디지털 전문 인력을 확충하면서, 내부 역량을 한층 강화했다.
코펜하겐, 런던, 상하이에 위치한 디지털 허브를 통해 레고는 디지털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팬과의 소통을 최적화하면서 제품 개발, 유통, 판매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었다.
결국
레고의 1차와 2차 위기 대응은 본질을 지키며 시장의 변화에 적응했는지 여부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라졌다.
너의 본질은 무엇이냐
나는 조직을 리드하고 습관처럼 여러 스타트업 사례를 살펴보며 잘 나가던 기업이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현금이 마르고 자본잠식으로 돌아서는 몇 가지 케이스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저마다의 사정이 있지만 우리 서비스의 본질과 결이 다른 확장은 상당한 위협을 초래한다. 비단 레고 사례 뿐만이 아니라.
본질을 지키며 확장에 성공한 사례로 디즈니를 소개하고싶다. (물론 요근래 들어서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잡음이 있을 수 있지만 비교적 2020년도 최근까지의 디즈니를 말하고싶다.)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시작했지만,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스토리텔링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미디어와 테마파크,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디즈니는 확장 과정에서도 브랜드의 본질을 유지하며, IP의 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성장했다.
이러한 원천은 1957년 왈트 디즈니의 전략으로부터 나온다.
위는 1957년 월트 디즈니가 설계한 전략적 그림이다.
디즈니의 사업 모델과 콘텐츠 생태계의 상호 연관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으로 이를 통해 디즈니의 다양한 사업 부문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식을 설명하고있다.
중심 요소로서의 콘텐츠:
- 디즈니의 1957년 전략 그림의 중심에는 영화 스튜디오가 위치해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기본적인 콘텐츠 생산지이자, 모든 브랜드 자산이 탄생하는 핵심적인 출발점이다.
사업 간 상호 연계된 흐름:
- 영화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TV 프로그램, 출판, 음악, 테마파크, 소비재 라이센스 등이 화살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연결은 디즈니가 만든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 사업 부문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예를 들어, 영화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TV 프로그램, 출판물, 음악, 장난감, 의류 등 다양한 상품으로 확장되며, 모든 부문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테마파크와 연계된 콘텐츠 경험:
- 그림의 하단에는 디즈니랜드(테마파크)가 위치해 있으며, 테마파크 역시 영화와 TV 프로그램, 캐릭터 상품과의 상호 연계가 강조된다.
- 디즈니랜드는 단순히 놀이 공간을 넘어, 디즈니의 영화와 TV 콘텐츠 속 캐릭터와 이야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고. 이를 통해 디즈니는 관객이 자신들의 콘텐츠와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부가 수익 창출과 강력한 브랜드 결속:
- 그림 속 화살표는 각 사업 부문이 다른 부문을 지지하고 홍보하며, 상호 간에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도록 설계되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영화 스튜디오가 만든 콘텐츠는 출판물과 장난감, 의류로 확장되고, 이러한 상품들은 다시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 모든 부문이 브랜드 중심의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가 디즈니의 다양한 콘텐츠와 활동을 통해 브랜드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게한다.
까마득한 1957년 설계된 이 그림은 각각의 콘텐츠가 어떻게 지적 재산권(IP)로 활용되며, 여러 플랫폼에서일관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를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전략은 각기 다른 사업 부문이 디즈니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동시에,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소비자의 몰입감을 강화하는 효과를 창출한다.
다른 회사가 코인 만드니까 우리도 코인을 발행해야할 것 같다.
다른 회사가 연예인 광고를 진행하니 우리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연예인을 써야 할 것 같다.
다른 회사가 메타버스 신입 채용 설명회를 우리도 해야할 것 같다.
본질을 지키며 확장하는 일은 어렵다.
사업을 하는 분들은 너무 잘 알겠지만 CEO는 불안하고, 상급자는 ‘요즘 뜨는 건 우리도 해야 한다’고 지시한다.
그래서 자꾸 다른 것에 눈이 간다.
어렵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사업, 내 서비스의 본질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만의 핵심 가치와 고객에게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를 잊지 않는 것이다.
성공적인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중심에 두고 확장해왔다.
디즈니가 그랬듯,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중심을 지키며 확장하는 길은 쉽지 않지만, 장기적인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오늘의 작은 결정들이 내일의 본질과 일관된 길을 만들어줄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는 고객과 더 깊은 관계를 맺고, 장기적인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