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관세로 세계를 뒤흔들었나? 생각보다 기괴한 이야기
이 관세 정책… 알고 보면 너무 이상하다

시작전에 이번에 오랜만에 패션 가이드북 펀딩(링크)을 진행하게 됐어요.
17년간의 옷에 수천만원을 써서 다양한 시행착오와 패션 컨설팅 현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담았습니다.
누구나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려요 🤧

이번 글은 주제가 주제이다 보니 다른 글보다 조금 길다.
하지만 끝까지 읽으면 미국의 관세 상황을 통째로 이해할 수 있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구조적인 맥락까지 꿰뚫게 될 것이다.
어딜가서도 관세에 대한 준전문가 수준의 이야기+국제 정세 흐름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감이 잡힐 것이다 🤓
트럼프가 우물에 독을 풀었다! 독을 풀었다..? :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요즘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 중 하나는 단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다.

2025년 4월 2일 미국은 무려 57개국을 상대로 일괄적인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목적은 명확하다. 무역 적자 축소 그리고 공정 무역 실현.
하지만 갑작스럽고 전방위적인 조치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출렁였고 세계 각국은 즉각적인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나섰다.
이러한 관세 전쟁은 단순한 외교 문제를 넘어선다. 매일같이 오르내리는 관세 %에 따라 사람들은 불안감을 표한다.
"이번엔 어느 국가에 관세 폭탄이 떨어지나?", "독재자의 등장이 아닌가?", "내 주식이 녹고 있다", "물가가 더 오르겠다", "미국 항공사 예약이 줄고 있다" 등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진다.
더 나아가 "미국은 이제 끝났다", "세계가 미국에 등을 돌릴 것이다", "미국이 자폭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온다", 심지어 "미국만 빼고 무역하자(이건… 어떻게…?😅)"는 주장까지.
그런데 이런 중개성 뉴스와 진위 여부도 판단되지 않고 혹은 이때다 싶어서 근거 없는 렉카성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나는 이 사건이 왜 일어 났는지 부터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 긴급하게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불평이나 불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관세 전쟁이 옳고 그름의 문제인지 따지는 것을 넘어서 왜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흐름을 읽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글은 2025년 4월 12일 기준으로 작성되었고, 이후 벌어지는 사건은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관세가 몇 %냐, 무슨 품목이냐, 이번 조치로 무슨 단기 변화가 벌어지느냐 같은 이야기는 이미 뉴스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으니 반복하지 않는다.
현상이 아닌 아주 심연 까지 파고 들 예정이다.
+이번글은 두괄식이 아닌 미괄식 즉, 스토리 흐름에 따라 마지막에 결론이 나는 구조로 적었다.
미리 조금 스포하자면, 관세는 겉 표면일뿐 꽤 충격적이고 무서운 내용이 담겨있다.
우방이 적보다 나쁘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우리는 지금 미국인이라고 가정한다.
뼛속까지 지금 우리는 이제부터 미국에서 태어난 아메리칸이다.
미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좀 더 다차원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어떤 것이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풀리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의 무역수지(貿易收支, balance of trade=수출-수입)는 어떻게 될까?

최근 몇 년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 꾸준한 무역 흑자를 유지해왔다.
한 가지 예시를 보자.
관세청에 따르면 25년 3월 수출은 583억 달러(약 83조 원)로 전년동기대비 3.1% 증가, 수입은 533억 달러(약 76조 원)로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했다고 한다.
무역수지는 50억 달러(약 7조 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즉, 지난 달인 3월에만 한국은 약 7,000,000,000,000원(약 7조 원)의 흑자를 보았다.
중국은 어떨까?

같은 시기 무역수지는 1700억 달러 한화로 약 250조 원 수준이었다.
단순 수출액이 아니라 순이익 규모가 이렇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미국의 무역수지는 어떨까?
한국보다는 당연히 훨씬 많고 중국보다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측되지 않은가?

아니다.
전혀 아니다.

미국은 약 50년동안 무역적자를 보고있다.
놀랍게도 중국의 그래프와 흡사 데칼코마니 처럼 반대의 모양을 하고 있다. (위로 올려서 다시 봐보자)
미국의 무역적자 요인으로는 크게 아래와 같은 영향때문에 작용하게 된다.
- 미국인들의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률 + 강한 내수소비
- 오프쇼어링(생산을 해외로 아웃소싱)으로 인해 대부분을 수입. 그래서 수출 보다 수입이 큰 구조
-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경제 구조 전환 과정에서 제조업 -> 서비스 및 기술 분야로 이동
등 과 같은 원인들이 있다.
자, 그러면 지금까지 측정한 상품(Goods) 부문이 아닌 서비스(Services) 부문 까지 합친 지표를 살펴보자.
이런 수치 까지 보아야 종합적인 미국의 무역수지를 파악 할 수 있을 것이다.

Goods(상품)와 Services(서비스) 무역수지를 합한 것이다.
그래도 적자다.
적자 폭이 상당히 큰 것을 볼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20년간 평균 무역수지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극명하다.
- 중국은 지난 20년간 매년 약 평균 500조 원의 무역 흑자
- 미국은 지난 20년간 매년 약 평균 800조 원의 무역 적자

지난 25년 2월 발표된 미국무역보고서 중 일부를 가져왔다. (전문 링크)
위 지표는 미국의 월별 전체(상품+서비스) 무역수지를 나타낸다.
Balance(수출-수입)가 위 표에서 보이듯이 매년, 매월 큰 폭으로 적자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해가 지날수록 무역 적자폭은 가팔라지고 있다.
24년 한 해 무역 적자는 9170억 달러 (한화 약 1300조 원)다. 앞으로 적자폭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24년 '한 해' 무역 적자는 고대 이집트 문명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매일 7억씩 써도 다 못쓰는 돈이다.
적자는 어느 나라에서 야기될까? 아래는 미국의 25년 국가별 1,2월 상품(Goods)의 무역수지를 보여준다.

몇 몇 국가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나라로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빨간 박스로 표기된 주요국을 보면
북미,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등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무역 적자가 발생 중이다.
이번엔 2022~2024년의 ‘상품 + 서비스’ 무역수지를 보자.

위의 도표를 22-24년 그래프로 재구성 해보았다.

이제 좀 큰 그림이 보이지 않는가?
서비스 부문에서 일부 흑자가 있더라도 전체 무역수지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는 세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은 계속해서 유동성을 공급해왔고 그 대가로 적자만 떠안는 구조가 고착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무역적자 그리고 갈수록 깊어지는 국가 부채를 도저히 감당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우리(미국) 등에 빨대 꼽고 있다'고 표현했다.
적보다 ‘우방’이 더 해먹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국가가 50년 동안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쌓아왔다.

(이 정도면 가슴이 아릴정도다...)
그래서 진작 이런문제를 확인했던 트럼프는 트럼프 행정부 1기(2017-2021) 때,

- 2018~2019년,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
- 2020년 1단계 미중 무역합의(Phase One) 이후에도 다수 관세는 유지되었고, 바이든 정부도 이를 철회하지 않았다.
- 그 결과 2025년 초 트럼프 2기 시작 시점에도 대중국 평균 관세율이 이미 약 20%에 달하고 있었다.
이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 대중 강경 통상정책으로 수렴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무역적자는 여전하다. 아니, 더 심화되고 있다.
왜일까?
전교 1등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50- 1960년대 40%-50%의 정점을 찍고 최근 26%까지 계속 쪼그라들었다.

(*24년 기준 소폭 상승하여 약 26%)
전 세계 경제의 절반을 책임졌던 나라가 이제는 4분의 1로 쪼그라든 것이다.
이 말은 미국이 점점 뒤쳐지고 있으며 전 세계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갈수록 덩치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인데 빚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GDP 성장 보다 빠르다.
미국 부채가 연평균 약 5% 씩 증가하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약 3-4%에 머무른다.
1-2% 차이가 무슨 대수냐 싶지만 이는 Rule of 70이라는 공식으로 조금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Rule of 70:
어떤 수치가 몇 년 만에 2배가 되는지를 추정하는 공식
→ 70(자연상수의 로그값 ln(2) 약 0.693를 반올림) ÷ 연평균 성장률(%) =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년)
이 공식을 미국 부채 증가율(5%)에 적용하면 약 12~14년 후엔 현재 부채의 2배가 된다.
반면 GDP는 이 속도를 못 따라간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더 벌어진다.

아래의 수치를 기반으로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 GDP 성장률 평균 3%
- 국가 부채 증가율 평균 5%
위 수치를 단순히 선형적으로 적용해도 20년 후엔 GDP 대비 부채가 200% 이상을 초과하게 된다.
이는 국가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정면 위협이다.
그럼 이렇게 부채가 쌓이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 이자 부담 폭증 : 다른 예산(복지, 교육, 인프라 등)은 축소 압박
- 세금 증가 or 정부 지출 삭감 : 국민 실질 소득 감소 + 미래 투자 불가
- 국가 신용등급 하락 : 지속 불가능한 부채라고 판단되면 국가 신용등급 하락 -> 이자율 상승 + 외국 자본 유출 + 고용·소비 위축
- 미래 세대 부담 폭탄화 :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온 글로벌 인재들이 탈미+자국의 우수 인재 유출
“아니, 그래도 미국은 내수 튼튼하고, 달러도 기축통화인데?”
맞다. 그런 미국도 지난 50년간 무역 적자를 보고 있고 나라가 거덜나고 있다.
미국이 빚더미에 앉고 있다.
과소비나 사치를 부렸을까? 아니다.
무역 적자 외에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다루지 않겠다. 내용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키워드만 가볍게 짚고 넘어간다. 아래와 같다.)
- 코로나 팬데믹 대응 및 대규모 경기 부양책
- 사회보장 및 의료 지출 증가
- 세계 경찰로서 국방 및 외교 정책 지출 확대 등
지난 25년 4월 5일 신임 미국 재무부 장관 Scott Bessent가 인터뷰 한 내용이다.

(미국 재무부 공식 홈페이지 Press 섹션에도 있을만큼 공적으로 진행된 인터뷰이니 시간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자막을 틀어놓고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미국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부채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내수 양극화, 제조업 침체, 시장 신뢰 약화, 무역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이번 관세 정책은 그 구조를 뒤집기 위한 시도다.”
그는 관세 정책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고,
무너져가던 미국 제조업과 중산층 경제 기반을 되살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 어마어마한 부채, 이 적자의 누적이 실수였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의도된 것이었을까?
아이러니 하게도 의도 됐었다.
의도된 적자 의도된 설계
사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실패가 아니라, 의도된 결과였다.

미국은 세계2차 대전에서 승리한 후 자유무역 질서의 설계자이자 최대 수혜자로 군림해왔다.
값싼 해외 생산품이 미국 시장을 가득 채우는 동안 미국 소비자들은 저렴한 물가를 누릴 수 있었다.
그 대가로 미국 제조업은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잠식됐다.
글로벌화와 오프쇼어링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무역적자 구조가 미국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는 트리핀 딜레마(Triffin's Dilemma)때문에 그렇다.

트리핀 딜레마는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가 직면하는 모순을 말한다.
달러를 계속 해외로 흘려보내야만, 다른 나라들이 달러를 보유하고 거래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50년간 무역적자를 어쩔 수 없이 맞게 된 것이다.
- 미국 → 무역적자 → 전 세계에 달러 공급
- 해외 → 그 달러로 미국 자산과 국채에 재투자 → 미국은 저금리 유지 + 소비 촉진
이 '무역적자 ↔ 자본유입'의 공생 관계가 미국의 소비 번영과 달러 패권을 유지해온 핵심 순환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 이 구조에 금이 가고 있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제조업 부흥과 베센트 재무장관이 주장한 무역균형 전략은
이 순환고리를 의도적으로 끊겠다는 시도다.
문제는 그 대가다.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달러 약세와 미국 내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외국 자본의 유입도 줄어들고, 이는 다시 달러의 국제적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 약세는 곧 달러 패권의 상대적 약화를 의미할 수도 있다.
즉,
“달러 강세 → 무역적자 → 자본유입” 이 지난 수십 년간의 공식을
“달러 약세 → 무역균형 → 내수 중심” 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결국 미국 경제 시스템 전체에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상당한 딜레마다.
이런 모순에 정면으로 맞서려는 트럼프의 시도는 자칫하면 미국 금융시장의 자금순환 구조 전체에 역풍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이건 단순한 관세 이슈가 아니다.
구조와 체제, 패권의 문제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은 곧 미국 경제구조 내재된 모순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런 패권이 위협받는 위험하고도 위험한 도박을 하는 걸까?
'신용(信用, Credit)'
이 사회는 믿음으로 작동한다.
돈이라는 종이가 가치를 지니는 이유도, 우리가 은행 앱에서 "잔고 있음"을 믿는 것도 결국 믿음 때문이다.
은행은 실제로 고객의 예치금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우리는 계좌에 표시된 숫자만큼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 믿음이 바로 현대 경제 시스템의 근간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어보면 왜 인간이 다른 종보다 뛰어나게 됐는지 나온다.
왜 힘도 약해 빠진 인간이 지구의 최상의 포식자가 됐을까?
지능이 좋아서? 아니다. 인간과 비교할 만한 고지능 동물들 많다.
도구를 쓸 줄 알아서? 아니다. 도구를 쓸 줄 아는 동물들 있다.

사피엔스에 따르면,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능력" 덕분에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있었다.
저 수풀 너머에 사자가 있다고 누군가 말했을 때 그 말을 이해하고 그 공포와 상상력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래서 종교가 생기고, 돈이 생기고, 국경과 민족, 조직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 침팬치는 최대 80마리까지만 집단 협력이 가능하다
- 늑대는 10마리, 코끼리는 20마리 수준이다
- 반면 인간은 상상의 질서 아래에서 80억 명이 함께 협력할 수 있다
이게 인간을 지구에서 가장 강한 종으로 만들었다.
자본주의는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위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그런데 이 믿음이 깨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22년 9월 28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를 기억하는가?
당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개발에 관련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 2050억 원에 대해 “못 갚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채권 시장 전체가 흔들렸다. 시장의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 때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총 50조 원 규모의 긴급 자금 공급 프로그램 가동 (PF채권 매입, 회사채/CP 매입 등 포함)했다.
50조다.
정부는 그 국내 및 외국자본의 불신을 막기 위해 무려 50조 원 규모의 긴급 자금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했다.
도 하나가 2000억 원 채무 불이행 한 건으로 인해 무려 직간접적으로 50조 원이 투입된 것이다.
믿음으로 쌓은 사회에서는 믿음이 무너지면 그 여파는 단순한 금액의 문제가 아니다.
50조 원..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도 비슷했다.(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은행 파산이었다.)
23년 3월 SVB뱅크는 자산 일부를 매각하면서 18억 달러의 손실을 발표했다.
SVB는 2022년 기준 209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18억 달러 손실은 은행 규모에 비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SVB 뱅크 유동성 위기 아니야..?'하고 의심했고 단 이틀 만에 420억 달러가 인출되며 SVB 뱅크는 무너졌다.
400조의 자산을 가진 은행이 도산하는데 단 이틀이 걸렸다.
고작 2일
지금의 세계는 탈세계화가 진행되면서도 디지털 연결성은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욱 심화된 사회다.
나는 예전부터 사람들이 바닷속에서 각자 무리 지어 다니는 고래 같다고 생각했다.
바다가 너무 넓어 서로 볼수도 마주칠 수도 없는 것 처럼. 그리고 몇 몇 무리만 함께 하는 것 처럼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 사람들은 한 곳에 모여있고 누가 방향을 확 꺾으면 전체가 일제히 따라간다.

마치 정어리 떼처럼.
서울도 아닌 강원도 한 채무 불이행 건으로 50조 원이 요동쳤다.
‘소문’ 하나로 400조 원 규모 은행이 이틀 만에 파산했다.
이런 사회에서 아무리 미국이 기축통화국이라 해도 국가 부채와 적자가 계속 쌓이면 어떻게 될까?
“달러의 가치는 과연 유지될까?”
"미국은 앞으로도 건재할 수 있을까?"

이 의구심이 퍼지기 시작하면 달러 체제, 즉 미국주도의 패권은 진짜로 흔들리게 된다.
그 순간부터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패닉이 시작된다.
오일쇼크, 대공황, 금융위기, 판데믹(Pandemic)?
그건 오히려 ‘금방 지나가버린 가볍고, 가벼웠던 너무도 가볍게 지나간 역사’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트럼프 그리고 미국 행정부는 눈앞의 빚 그리고 관세 이슈 너머 거시적 체제의 위협을 견지하고 있을 것이다.
당연히 오피셜한 장소에서 인터뷰 하지 않을 것이다. 발설하는 순간 미국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되니까.
이제는 의도적인 무역적자 전략도 더 이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인간의 고유한 능력인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능력 그리고 이 믿음의 철옹성을 박살내는 곳이 생겼다.
그리고 이번 관세 전쟁의 진짜 이유가 드러난다.
세계질서의 새로운 변화

220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수장, 미국의 레이 달리오는 『변화하는 세계 질서(The Changing World Order)』라는 책을 냈다.

왜 미국과 관세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뜬금 없는 이야기가 나오나 싶은데, 꽤 무서운 내용이 펼쳐진다.
핵심본은 유튜브에도 있고 내용이 매우 흥미로우니 시간이 있으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 원문(링크), *한국어 번역 및 해설 본(링크)
핵심 골자는 이렇다.
- '모든 제국은 흥망성쇠의 사이클을 겪는다.'

과거에 전 세계를 호령했던 제국들이다.
- 스페인 제국 -> 네덜란드 -> 프랑스 -> 대영제국 -> 그리고 지금은 미국
미국이 정점을 찍고 쇠퇴 하고 있다는 것이 레이 달리오 '변화하는 세계 질서'의 핵심 골자다.
- 그리고 위의 모든 제국들은 하나같이 아래와 똑같은 전철을 동일하게 밟았다고 한다.

대규모 전쟁에서 승리
→ 교육·기술에 대한 투자
→ 경제력·군사력·외교력의 정점
→ 기축통화 지위 획득
→ 과잉 부채
→ 양극화·불평등
→ 신흥 강국의 도전
→ 군사적 충돌
→ 국제 질서 재편

레이 달리오는 미국 역시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변화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그가 제시한 복합 지표(군사력, 교육, 기술력 등 8개 축)에 따르면 중국의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하지만 레이 달리오의 말이 전부 맞지는 않다. 그의 이면을 파헤치고 반박하는 증거도 넘친다. (링크)
아래는 전 세계 GDP 대비 상위 6개 국의 GDP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지난 50년간 기축통화국의 이점으로 달러를 찍어 부채를 쌓고 경제 성장을 끝없이 돌리는게 가능했다.
그런데 중국의 급부상은 아에 이야기가 틀려진다.
바로 미국이 잡고 있는 세계 질서를 중국이 위협하기 때문에 이전의 방식이 불가능하다.
체제 자체가 틀려질 수 있는 차원이 달라지는 얘기다.

IMF, OECD, Goldman Sachs, Capital Economics 및 여러 자료를 확인하면 각자 다르지만 거의 2027년도 부터 2040년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GDP역전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대부분 20년 이전 자료라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대 중국 정책이 발효되기 전의 추세 -> 지금 25년 기준으로 교차점이 더 늦춰졌을 것이다.)
역전이 일어나기 1-3년 전부터 아마 정어리떼가 되어버린 우리는 서서히 미국과 달러 패권의 신용의 의구심이 현실화 될 것이다.
그 이후에 발생되는 연쇄 작용은 말 안해도 위에서 보았듯 뻔하다.
그때가 되면, 그 임계점을 지나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은 그야말로 중국에 모든것을 내주게 된다.
지금 중국의 움직임은 어떠한가?
워낙 평소에 국제정세와 경제에 관심도 많고, 그 당시 중국어학과에 재학중이던 여자친구를 만났을때라 중국의 동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2017년 빅 뉴스가 터진다.

제 19차 전당대회에서 시진핑은 중국몽을 핵심 화두로 강조했다.
중국은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1년 전면적인 샤오캉 사회(小康社會)를 실현,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 현대화 국가 달성, 2049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民族復興)을 통해 미국을 능가하는 초 강대국이 되자는 3단계 발전 전략 목표를 내걸었다.

그리고 중국의 행보는 어떠한가?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 중국제조 2025 (Made in China 2025), 쌍순환 전략 (雙循環, Dual Circulation), 하나의 중국(대만 통일 전략 및 군사력 강화), 위안화 국제화 전략 등을 통해 미국을 넘어 새로운 질서를 잡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
이렇게 안에서는 성장을 꽤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밖에서는 미국의 붕괴를 노리고 있다.
미국 기업 혁신 동력 약화, 사이버 위협, 선거 및 시위개입, 미국 내 여론/사회분열 등(미국국가정보국 오피셜 을 포함한 각 주요 링크) 이 있지만 나는 근래들어 아래의 것 역시 이번 관세와 매우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마약과의 전쟁

미국의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다.
놀랍게도 어느 순간 부터 미국의 합성 오피오이드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반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사망자보다 합성 오피오이드(펜타닐 같은 마약류)로 인한 사망이 압도적인 것을 볼 수 있다.
미국의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표현은 오버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87,000명이 펜타닐과 같은 합성 오피오이드로 사망한다.
이는 미국 연간 총기 사망자 수나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두 배에 달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 우크라이나 총 사망자 수가 4만 5천명(25년 2월 젤렌스키 대통령 왈)이다.
지금 이게 전쟁이 아니면 무엇일까?
총과 칼이 난무하는 전쟁 사망자 수보다 많다.
이 마약은 어디서 유입되는 걸까?

미국 관세국경보호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멕시코 남서부 국경을 통한 유입이 약 89%, 비공식 경로가 8%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대체로 중국이다. 중국이 원료와 제조 시스템을 통해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미국 국무부, BBC 등에서도 다수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관세 유예인데, 네모 박스 친 국가들은 왜 유예가 아닌지 짐작과 유추가 가능하다.
손자병법 제 3편을 보면 아래를 강조한다.
모공(謀攻, 3편)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다.”
실제로 한 국가를 몰락시킬 때 전쟁으로 싸우지도 않고 이기는 방법이 제일 좋다.
혹시나 이기더라 자국의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손자병법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삼는다.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미국 사회 내부에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전략.
중국은 이 교전을 실전에서 실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진작에 파악한 트럼프 행정부 1기는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 하기 시작했다. (이 외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 1기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니 어떻게 되었는가?

중국은 포위망이 좁아지니 관세를 회피 하기 위해 우회 전략을 썼다.
베트남 및 제 3국으로 우회하여 지속적인 대미 무역 수지 적자를 꿰고 있다.
- 중국에서 만든 부품 → 베트남에서 조립 → 메이드 인 베트남 → 미국 수출
- 이러면 중국산인데 중국산이 아닌 척 들어오는 구조가 형성됨
- 실제로 2019년 이후 베트남의 대미 수출 급증했고, 미국의 베트남 무역적자도 급등함
그래서 미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2기의 관세 전략은 과거와 다르게 단순히 ‘중국 때리기’가 아니다.
이번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보편적 관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에만 관세를 부과하면 결국 제3국을 통해 우회해 들어온다.
트럼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사실상 이렇게 말한 셈이다.
“지구 밖에서 만들지 않는 이상 어디에도 숨을 곳 없다.”
결국 이번에 발효되는 보편적인 관세는 중국산 제품이 제3국 우회를 통한 대미 무역 흑자 경로를 완전히 차단 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뿐만 아니라, 보편 관세는 WTO 규제 회피에도 효과적이다.
- 특정국이 아닌 전 세계에 적용 → ‘차별’이 아닌 ‘보편적 조치’라는 명분 확보
- 형식상 ‘공정 무역 회복’, 실제로는 중국 정밀 타격

관세는 미국 입장에서 무력 충돌 없이 피해를 최소화하며 최대 타격을 주는 전략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보호무역이 아니다.
“보편 관세 + 고율 타겟 관세”라는 조합은 사실상 다음 일타 삼피, 세 가지 목표를 동시에 노리는 고도의 설계다.
-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
→ 제조업의 리쇼어링 유도, 외국 의존도 축소, 국내 고용·혁신 촉진
- 관세 수입으로 재정 확보(부채 절감)
→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압력 완화
- 중국의 부상 견제(체제 위협 저하)
→ 중국의 자금줄 차단, 전략 산업에 대한 성장 차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유도
기업에 비유하면
1. 매출은 올리고 2. 비용은 낮추고 더 나아가 3.경쟁사를 도산시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전략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다고 생각했다.
무력으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하나의 정책 카드로 세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구조.
트럼프의 지난 대선 공략인 Make America Great Again에 모든게 담겨있었다.
이 목표는 진짜 '미국을 부흥시키는 것' 그 자체다.

이번 관세 전쟁은 ‘거래’가 아니다. ‘문명 충돌’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한 ‘무역수지 개선’이 아니다. 그리고 동맹국을 다 죽이려는 학살도 아니다.(진짜 전세계를 향한 무역흑자 개선이라면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는 경제 초토화가 이루어진다. 서두의 미국 무역 적자 수치를 상기시켜보자.)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써 적자를 보아도 된다.
하지만 관세는 수단이자 지렛대일 뿐 중국의 체제 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반격이다.
그리고 그 칼 끝은 중국을 정조준한다.
중국이 계속 성장하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약해지며 제국의 교체기가 다가오는 걸 미국 중앙 정보국 및 행정 수뇌부는 인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10~15년 내에 미국이 중국에게 세계 패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을.
과거의 제국이 몰락하던 흐름 그대로라면 필연적으로 대규모 군사충돌이 벌어지기 전
그리고
달러와 미국의 신용이 무너지기 전 미국은 ‘반격’에 들어가야만 했다.
이번엔 단순히 중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게 아니라
아예 다시 ‘초 격차로 벌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더 이상 ‘돌발 정책’이 아니다.
철저한 데이터 기반, 역사 인식, 그리고 위기의식이 만들어낸 ‘체계적 수술’이다.
(트럼프는 50년간 기업을 운영해왔으며 최근에는 연 평균 매출이 한화 약 8000억원 이었다. 앞뒤 모르는 미친사람이 아니다. 철저한 장사꾼이자 전략가다. 이 사람이 또라이 처럼 보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왜냐하면 맨정신에 이걸 누가 할 수 있을까)
이 사람은 지금 당장 기득권도, 비기득권도, 기업인도, 노동자도, 투자자도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하면서 강제로 미국을 수술대에 올려놨다.
서민들은 지금 당장의 물가와 경제 안정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어떨까? 물건이 많이 팔려야 좋다. 관세 메기는 정책을 누가 좋아하나 지금 당장 매출이 급한데 게다가 비용 압박까지 발생하고 있다.
정치인은 어떤가? 사람들이 좋아할 말을 해서 계속 연임을 하거나 내 지인들이 자리를 계속 꿰차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뒤집는 행위를 하지 않고 조용하고 길게 가면된다.
다른 국가들? 말 안해도 알겠지만 역시 무지하게 싫어한다.
하지만 그는 눈치 볼 이유가 없다.
재선을 할 필요도 없다.
사업으로 이미 성공했고,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도 해봤다.
그래서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금 실현중에 있다.
그리고 추가하자면 미국보다 중국의 내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성장률 둔화, 청년실업, 부동산 위기, 지방정부 채무, 자본 유출…
조금만 찾아보면 지표들이 미국보다 심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제국의 흥망성쇠 사이클에서 레이달리오는 리더들이 문제를 직시하고 보완해 나간다면 충분히 제국의 사이클을 연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이 패권을 유지할 지, 중국이 새로운 질서가 될 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블랙스완은 언제나 예고 없이 날아오니까.
다만, 이 혼란 속에서도 불행중 다행인 것은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국가라는 사실이다.
백악관 인터뷰와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가장 우선적으로 협상 대상국으로 삼고 있다.
그 외 50여 개 국가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아무 것도 없던 최빈국의 나라였는데 대단하고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들
이 글의 핵심은 그러니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하고, 아끼고, 이해하고, 보태주고, 응원하자가 아니다.

즉 트럼프를 응원하자는것도 비난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 정책을 잘했다, 못 했다를 평가하는게 아니다.
그냥 이런 배경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제대로 먹힐지, 효과가 없을지, 아니면 다른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의 핵심은 배경을 알고, 앞으로 바뀔 세계 정세 속에서 어떤 거시적 안목으로 움직여야 할지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트럼프가 이러다 지구에도 관세 매기겠다. 지구 대 미국 1:1 무역전쟁 ㄷㄷ',
'아니 그냥 세금 더 걷겠다고 솔직히 말해라 제발',
'이러다 한국도 관세 맞으면 치킨 한 마리에 4만 원~'
'전 세계랑 싸우는 외교 천재 등장! 이제 미국만 빼고 다 친구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결국 관세에 대한 구조적 이해 부재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개인의 관점, 기업/리더들의 관점으로 나누어 보겠다.
여기서 부터는 그냥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니 정답도 아니고 그냥 이런사람이 있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되겠다.
1.개인의 관점
분열은 외부 충격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지금 우리는 성별, 세대, 이념, 가치관 별로 극단적 증오 상태에 있다. 마치 SVB 사태처럼, 정보가 빠를수록 감정도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우리끼리 싸울때가 아니다.
한반도는 수천 년간 내부에서 총구를 겨누다 외세의 침략에 무너졌고 조선시대 붕당 갈등으로 한반도가 쑥대밭이 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이해, 존중, 배려, 화합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부족한 이유를 나는 팬데믹 시절 뼈저리게 느꼈다.
인간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지는 공포를 낳는다.
서로 실제로 얽힐 일은 없는데,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는 모든 세대와 연령이 다 만난다.
그 결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집단·세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 → 심리적 방벽 → 편견과 적개심으로 연결된다.
그 공포는 본질적으로 알지 못하는 데에서 온다.
내가 마음속으로 편견을 가진 누군가와 조금만 사적인 대화를 나눠도, 그 편견이 얼마나 부질없는 오해였는지 금방 알게 된다.
나는 SNS를 끊은지 3년이 되었다.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을 늘렸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다.
그 결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겸손이 생겼고, 세상을 훨씬 더 넓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더 높은 차원의 시야가 필요하다.
사소한 갈등과 혐오는 외부 충격 앞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가 내부에서 분열하면, 외세는 언제든 틈을 탄다.
2.기업/리더들의 관점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예측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앞으로 미국은 중국과 초격차를 만들지 못하는 한 경제·군사·사회 전 영역에서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이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가 말해주는 ‘정해진 미래’다. 그리고 이 기간이 얼마나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연관된 모든 산업은 리스크 노출이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회사와 산업도 언제든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리스크의 증가는 투자, 고용, 혁신을 저해한다. 이를 위한 각 비즈니스 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을 대체할 ‘넥스트 차이나’는 어디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발 공급망에는 점차 균열이 생기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물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새로운 ‘세계의 공장’을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단일 국가가 되었든, 여러 국가의 생산 벨트를 엮은 연합형 모델이 되었든 간에—누군가는 이 공백을 메워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해당 국가들에 대한 법제도, 세금 구조, 산업 인프라, 물류망, 인력 수급, 자금 조달 체계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 변화는 단순한 리스크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조금 더 상상력의 지평을 넓혀보자.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은 ‘성장’을 전제로 유지되는 구조다.
GDP가 정체되면 시스템은 버티지 못한다.
결국, 80억 인류가 신뢰하고 있는 자본주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자본이 흘러갈 새로운 무대가 필요하다.
그 무대는 ‘지구 너머’가 될 수밖에 없다.
지구 내부의 시스템은 점점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성장의 한계.
따라서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최상위 글로벌 엘리트 기득권은 ‘우주’라는 새로운 확장지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 시작은 ‘달’이 될 것이다.
처음에는 관광과 탐사로 시작하겠지만, 머지않아 달에 체류하는 인구, 인프라, 시장이 형성되고 결국 또 하나의 ‘경제 공간’이 창출될 것이다.
즉, 우주개발과 우주산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신(新) 경제권’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조용히 가속화되고 있다.
리쇼어링 및 미국 내 자국 산업부흥 정책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는 거대한 노동 시장환경의 변화를 야기 할 것이다.
영어가 가능한 좋은 인재들은 미국으로 빨려들어갈 것이 불가피할텐데 금전적인 것 외에 어떤 인센티브를 줄 수 있을지 등의 인재경영이 필요하다.
이 외에 세부적인 것은 각자가 몸 담고 있는 섹터의 상세를 봐보자. 현 상황으로 인한 반사이익 그리고 구조 자체가 유리하게 변할 것으로 보이는 영역들이 있다.
내가 있는 패션 업계만 봐도 이 변화는 명확하게 느껴진다.
업계는 불평과 불만이 가득하지만 위협이 있으면 기회도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기회를 보았고 준비중에 있다.
기회는 늘 위기 속에 숨어 있다.
나는 유치원 때부터 매년 “경제 어렵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런데도 기회는 늘 있었다.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
다들 밥 잘챙겨먹고 이번에 올 새로운 파도도 서핑을 잘 마치면 잔잔한 풍요가 기다릴 것이다.

이번에 오랜만에 패션 가이드북 펀딩(링크)을 진행하게 됐어요.
17년간의 옷에 수천만원을 써서 다양한 시행착오와 패션 컨설팅 현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담았습니다.
누구나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