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Dior)백 원가 8만원의 진실

정말 디올백의 원가는 8만원일까?

디올(Dior)백 원가 8만원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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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 원가는 8만원일까? : 논란의 배경

a white building with a star on the top of it
Photo by Micael Sáez / Unsplash

디올백 원가 8만원에 대한 뉴스가 전국을 강타했다.

특히 패션산업과 경영/전략 부문에 몸담고 있는 나는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치듯이 그냥지나칠 수 없었다.

우선 아래는 그 문제의 기사다.

380만 원에 팔리던 디올 가방!…원가는 8만 원이었다 [이런뉴스]
380만 원에 팔리는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 가방의 원가가 8만 원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인이 아닌, 불법…

한국 기사는 디테일한 내용이 없어서 해외 로이터 기사를 참고했다.

https://www.reuters.com/business/retail-consumer/dior-unit-put-under-court-administration-italy-over-labour-exploitation-2024-06-10/

 기사를 보고 짧게 요약하자면,

  1. 디올의 하청업체 4곳(Pelletteria Elisabetta Yang SRL, New Leather Italy SRLS, AZ Operations SRLS, Davide Albertario Milano SRL)이 밀라노 인근(토스카나 지역)에서 가방을 생산.
  2. 이들 업체는 근로자들에게 비위생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작업 환경을 제공했으며, 작업장 내에서 거주하도록 강요.
  3. 생산 효율성을 위해 기계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24시간 가동되는 생산 사이클을 유지.
  4. 이러한 방식으로 디올에 개당 53유로(약 8만 원)에 공급한 가방은 매장에서 2,600유로(약 400만 원)에 판매됨.

우리는 어릴 때부터 명품 브랜드 제품의 원가에 비해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많이 들어왔었다.

그렇게 우리는 '명품은 거품이다'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디올의 '가방이 8만원.' 이라는 것은 가히 그 믿음에 방점을 찍어버렸다.

너나 할 것 없이 충격을 받아 관련 뉴스 기사들이 쏟아졌다.

grayscale photography of two people raising their hands
Photo by Artem Maltsev / Unsplash

그런데 문제는 진짜 디올의 가방이 8만원 밖에 안하냐는 것이다.

기사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파보지 않으면 왜곡되어 정보를 받아들일 요지가 다분하다.

그리고 오늘의 글은 그 실마리를 파고들어가 볼 예정이다.

디올백의 원가 흐름

A black and white photo of a circular object
Photo by Dima Solomin / Unsplash

본격적인 디올백 원가 사건을 이야기 하기 전에 간단하게 우리는 간단하게 거시적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종류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한다.

세상에는 크게 3가지 비즈니스가 존재한다.

  1. 서비스 기업 (Service Company)
  2. 머천다이징 기업(Merchandising Company)
  3. 제조 기업(Manufacturing Company)

서비스 기업은 실물의 아이템 없이 무형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컨설팅, 게임, IT 등의 분류가 여기에 들어간다.

머천다이징 기업은 직접 제조 하지 않고 실물의 상품을 매입하여 판매한다.

대형마트, 동대문에서 옷을 떼와서 에이블리 같은 곳에 판매하는 보세 패션업, 올리브영 같은 비즈니스다.

제조 기업은 말 그대로 공장에서 제조하여 제품으로 판매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하겐다즈, LG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비즈니스다.

그래서 기업이 생산하지 않고 구매하여 판매하는 것을 '상품'이라고 하고 제조업체가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을 '제품'이라고 한다.

a group of people walking down a street next to tall buildings
Photo by Phong Phạm / Unsplash

대부분의 대기업이 그러하듯 일부 메인 라인의 아이템은 직접 제조하고 나머지 사이드 라인의 아이템은 외주를 통해 제작(매입)하는 경향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 명품 기업들은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서로 다른 생산 전략을 취한다.

예를 들어 오트 쿠튀르나 메인 핸드백과 같은 하이엔드 라인은 직영 공방(Atelier)이나 자회사 공장에서 제작하지만 대량 생산되는 향수, 코스메틱, 굿즈 등은 라이선스 계약이나 외주 생산을 통해 공급된다.

이번 디올백과 관련한 것은 아마 굳이 굳이 나누자면 매입을 하여 판매하는 머천다이징 형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위는 디올의 메인 가방아이템인 레이디 백 중 하나다.

정확히 내부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레이디 백'과 같은 메인 캐리 아이템들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체 공장 혹은 자회사 형태로 운영을 해서 생산될 것이다.

디올의 제품코드 PO312YKY라인 중 하나 - source : Dior.com

하지만 논란이 된 PO312YKY라인 같이 판매 가격이 낮고 비주류 아이템들은 위탁생산(아웃소싱)을 통해 '매입'의 형태를 띌 것이다.

즉, 해당 문제의 공장이 디올에 8만원에 납품 한다는 것이 나의 가정이다.

그러나 뉴스 기사에서 언급된 400만 원 판매가 대비 8만 원 원가(약 2%)는 현실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실마리를 찾기 위해 더 깊게 들어가야한다.

디올이라는 기업의 가죽 제품 부문의 매출원가율을 보면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디올의 재무정보는 볼 수 없다.

Source : https://elegance-suisse.ch/project/lvmh/

왜냐하면 디올은 베르노 아저씨의 회사인 LVMH(Louis Vuitton, Moët & Chandon, Hennessy- 루이 비통, 모엣 & 샹동, 헤네시)그룹이 인수한 브랜드이다.

이 뜻은 디올의 개별 공시 재무제표가 없다는 뜻이다.

(저 위의 수많은 브랜드들의 재무 정보가 합산되어 LVMH 재무제표로 합쳐서 나온다.)

Source : https://www.autotribu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49

*여담이지만 LVMH 회장의 넷 째 아들인 '프레드릭 아르노'는 블랙핑크 리사의 남자친구다.

어쨌든 다시 돌아와서 디올의 독립 재무 정보를 볼 수 없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LVMH의 통합 재무 정보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수치를 추정해야한다.

(회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처음보는 사람들은 어려울수 있으나 이해가 안가더라도 마지막에 결론이 나오니 흐름만 가볍게 봐도 된다.)

Source : LVMH

LVMH 공식 홈페이지에서 핵심 재무 정보를 볼 수 있다.

여기서 매출원가 = Revenue(매출) - Gross Margin(매출총이익)으로 구할 수 있다.

(*매출총이익 = 매출 - 매출원가)

21년도의 매출원가는 약 매출대비 32%, 22년도는 약 32%, 23년도는 약 31%추이를 보인다. 이 이전 자료를 보아도 보통 매출원가가 30~35%사이를 횡보한다.

그래서 LVMH 그룹 기준으로 보았을때 속해있는 브랜드들의 평균 매출원가는 약 30-35%라고 볼 수 있다.

LVMH 그룹의 연도별 매출, 매출원가

여기가 아쉽게도 최종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다.

이 매출원가는 LVMH 내의 모든 브랜드들의 평균 매출원가이기 때문에 디올, 그 중에서도 가방 부문을 더욱 정확하게 보려면 추정을 해야한다.

LVMH그룹의 패션&가죽제품의 재무정보를 더 볼 수 있으나 디올에 대한 상세 정보나 가반 부문의 매출원가에 대한 상세 정보는 확인 할 수 없었다.

따라서 디올을 포함한 LVMH 브랜드들의 평균 매출원가는 약 30-35%로 추정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유사한 명품 브랜드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에르메스는 약 30%, 케링 그룹(구찌)은 32-35%, 프라다는 33-35%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수치를 종합적으로 디올백의 원가를 30%라고 가정해보겠다.

아니 더 낮춰서 25%라고 가정해보겠다.

400만원의 25%는 100만원이다.

세간에 돌던 디올백 원가 8만원과 100만원은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가’라는 단어의 오해

a stack of 20 euro bills next to a pack of 20 pills
Photo by Marek Studzinski / Unsplash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가’라고 하면 원재료비재료비 정도를 떠올린다. 

실제로 사람들은 대화를 나눌때 '이거 원가 얼마야?'라고 하면 재료비 즉, 상품의 원재료 값에 대한 것이라는 통념적이고 암묵적인 대화를 나눈다.

예를들어 커피 한잔의 원가 라고 하면 흔히 '원두 값'을 생각한다. 그래서 '야 커피 원가 미쳤다 200원? 물장사가 역시 돈이 많이 남아'라는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는 '술집이나 차릴까?~' 하는 우스갯스러운 접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계와 재무의 관점 즉, 경영의 관점에서 원가는 상당히 복잡하다.

단순히 재료비 따위를 '응 이옷은 원단값이 원가의 40%네~'하고 끝내지 않는다.

실제로 원가는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연구될 정도로 깊고 방대한 개념이다.

원가 하나로만 수십-수백 시간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원가만 중점적으로 다루는 학문이 있을정도로 상당히 깊고 방대한 양이 존재한다.

원가 구조의 비밀

a close up of a person playing a board game
Photo by Yuri Krupenin / Unsplash

진짜 진실의 원가는 무엇일까?

원가는 크게 3가지의 합으로 구성되어있다.

직접 재료비(Direct Material Cost), 직접 노무비(Direct Labor Cost), 제조 간접비(Overhead Cost)

1.직접 재료비(Direct Material Cost)

  1. 주요 원재료
  • 재료비 항목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가죽, 천, 고무, 부자재 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원가의 시작이자 끝이다. 하지만 원가는 이제 부터 시작이다.
  1. 부 원재료
  • 접착제, 코팅제, 바느질용 실, 안감(나일론, 실크 등), 라벨 등의 보조 원재료들이 추가된다.
  1. 포장 및 기타
  • 우리가 가방을 구매하면 따라오는 박스부터 해서 천 주머니 완충제, 개런티 카드나 설명서도 원가에 전부 포함된다.
  • 또한 놀랍게도 공장으로 들여오는 원재료 및 부자재, 운송비관세 등도 재료비에 포함된다.

2.직접 노무비(Direct Labor Cost)

직접노무비는 제품을 실제로 생산하는 데 투입되는 인력(장인, 봉제사 등)의 임금이다.

충격적이게도 제작과 관련된 인건비도 매출 원가로 들어간다.

여기서 사람들의 괴리가 시작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회계/재무적 관점으로 당연하게도 그리고 명백하게도 제조와 관련된 인건비도 매출원가에 포함된다.

여기에는 아마 재단사(원단을 패턴에 맞게 재단하는), 봉제사(박음질), 특수 공정(워싱, 엠보싱, 페인팅 등의 기법 추가) 그리고 QC(결함 체크) 등 이런 인건비가 전부 매출 원가로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원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3.간접비(Overhead=Indirect Cost)

이 제조 간접비는 Indirect 즉, 직접 재료비나 직접 노무비처럼 추적이 가능한게 아니라 제조 활동에 추적이 어려운 간접 비용이다.

물리적으로 진짜 추적이 어려운 것도 있고, 추적하는데에 경제적 비용이 더 큰 비용도 포함된다(한마디로 추적하는데에 시간과 비용이 더 발생하는).

간접비 안에는 크게 또 변동 제조 간접비, 고정 제조 간접비가 있다.

  1. 변동 제조간접비(Variable Overhead)
  • 간접 재료비(Indirect Materials)
    • 공장에서 소모되는 작은 부품, 소모품(윤활유, 접착제 등)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사용량이 증가하는 것들
  • 간접 노무비(Indirect Labor) 
    • 생산라인 보조인력·파트타임 직원 임금, 추가 근로시간 비용 등.
  • 공장 운영 관련 유틸리티(Utilities)
    • 기계 가동에 따라 전력·가스·수도 사용료가 생산활동 수준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우.
  • 기타 변동성 경비
    • 생산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공장 내 운반비(공정 간 이동비), 일부 유지·보수비(Use가 증가하면 부품 교체·소모품 증가), 변동 공장소모품, 불량품 비용 등.
      • 제조 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량품(Normal Spoilage)으로 인한 비용 역시 매출원가에 반영되어 매출원가율이 올라간다.

2. 고정 제조간접비(Fixed Overhead)

  • 감가상각비(Depreciation) / 임차료(Rent)
    • 공장 건물·설비 등 이미 보유하거나 임대 중인 자산의 비용
  • 공장관리자(공장장, 감독자) 급여
    • 생산량과 상관없이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간접 인건비.
  • 재산세(Property Tax), 공장 보험(Insurance)
  • 기타 설비 유지관리 비용 중 고정성격
  • 공장 건물·부동산 관련 비용
    • 창고 보관비·보안(경비)·청소비 등 생산활동과 관계없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비용.

정말 놀랍게도 회계원칙상 이 수많은 것들이 원가 즉, '매출 원가(Cost of Goods Sold)'에 포함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이고 삼성, LG 할꺼 없이 그 어떤 재무제표의 매출원가에는 위의 비용들이 합계된다.

Source : Cello Square

일례로 원가중 하나인 보관료를 봐보자.

제조기업에서는 실제로 매출원가를 컨트롤 하기 위해 주문 비용(Ordering Cost)과 보관 비용(Holding Cost) 간의 균형을 최적화하는 EOQ(Economic Ordering Quantity)라는 수학적 모델도 활용한다.

수많은 항목을 봐서 알다시피 매출원가가 올라가는 부분은 다분하게 존재한다.

원가는 단순하게 '재료비'가 아니라 위의 것들이 계'상'되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정말 더 깊에 들어가면 사실 위에 언급된 것들은 (당기)제품제조원가(Cost of Goods maufactured)이고 수익이 발생했을때 '원가(Cost of Goods Sold)' 처리 된다. 너무 복잡하니 그냥 넘어가자. 더 나아가 원가 세그먼트를 어떻게 쪼개고 어떤 방법으로 배부하는지 등의 세부사항들이 더 있지만 여기서는 스킵한다.


다양한 원가의 사례 - 라이언 항공 이야기

디올 이야기를 결론 내기전에 짧게 원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더 보고가면 좋을 것 같다.

기업의 가격결정 전략을 다루는 책인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을 보며 라이언 항공 사례가 서술된 것을 보았다.

Source : Aeroflap

아일랜드의 저가 항공사 라이언 항공의 수익은 2011-12 회계연도에서 전년보다 21% 증가한 58억5000만 달러를 기록 했다.

이익은 무려 50%나 증가.

매출총이익률(매출-매출원가를 제한 이익율)은 12.8%로 항공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유럽의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2011년 기준으로 383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음에도 이익은 6억 달러에 그쳤으며 매출총이익률은 1.6%에 불과 했다.

라이언 항공이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높은 수익을 거둘수 있었던 비결은

첫번째로, 설비 가동률이었다. 좌석 이용률 및 화물 적재율을 80%까지 올렸다.

두번째로,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원가를 관리했다.

people sitting inside plane
Photo by Marvin Meyer / Unsplash

예를 들어

승무원은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신문이나 잡지 한 권도 놔두고 내리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쓴다.

게이트에서의 딜레이를 최소화 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행기가 지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짧은 항공사로 손 꼽힌다. 이러한 방법으로 비행기의 유휴시간을 최대한 낮출 수 있다.

또한 주요 도시의 공항이 아닌 외곽 공항에 항공편을 연결하면서 착륙 수수료를 줄여 원가를 절감한다.

책에 자세한 언급은 안나오나 비행기를 조달할때도 기준 고시가에서 50%할인된 가격에 비행기를 확보했다고 한다.

항공 산업의 '원가' 하면 항공유, 비행기 값 뿐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승객들이 빠르게 내리고 오르는 각종 노하우나 케빈 크루들의 오퍼레이팅을 관리, 비행기의 가동률을 올리고 좌석을 가득 채움으로써 원가를 줄일 수 있다.

(부연설명 :

매출 원가가 직접 절감 되는 것 : 항공기를 5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 것, 착륙 수수료 절감

매출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율)이 낮아지는 것 : 가동률 올리기, 적재율 올리기 (이미 지불된 비용대비 매출을 늘려 원가율(%)를 낮추는 것))

이런식으로 원가는 상상이상의 다양한 구성요소로 되어있고, 다양하게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래서 원가를 알면 가격결정, 수익성 파악, 비용설계, 기업전략 설계가 가능하다.


디올백 원가의 진실?

white short coated small dog on white and black textile
Photo by Brian / Unsplash

다시 디올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지어보자.

아마도 8만원의 논란이 되었던 것은 즉, 이 논란의 상품은

  1. 디올측에서 원단 및 부자재 뿐만 아니라 기타 제반 원가항목들은 공장에 공급하고
  2. 공장에서는 노무비(봉제 및 재단 등)와 일부 몇 개의 간접비 8만원으로 책정하여 디올에 청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깊은 자료를 찾아보던 중 내 분석이 어느정도 맞았다고 유추 할 수 있었다.

Source : https://www.business-standard.com/world-news/what-is-the-worth-of-a-dior-handbag-only-rs-4700-an-italian-probe-reveals-124070400591_1.html

*기사에서 아르마니 핸드백은 93유로에 공급받아 매장에서 1800유로에 판매하며 가죽과 같은 재료 비용과 디자인, 유통 및 마케팅 비용은 제외되어 있음'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디올도 위와 같이 재료비, 디자인 및 마케팅이나 유통비를 제외하고 공급받은 가격이 8만 원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결국, 최소 마진 기준 400만 원의 25%인 100만 원에서 8만 원을 뺀 92만 원은 상단에서 제시된 상당 부분의 원가 목록

그리고

하단의 내용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다.

디올을 마냥 '욕할 수 없는 이유'와 '욕할 수 있는 이유'

white and black concrete building
Photo by Ricardo Gomez Angel / Unsplash

디올의 원가가 낮다는 이슈가 대중의 공분을 사지만 단순히 이를 비난하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우선 디올을 마냥 욕할 수 없는 이유를 보고 가겠다.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 구조

대한민국에서는 근래들어 붐이 일었지만 디올(Christian Dior Couture)은 명실상부 약 80년의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코코샤넬과 더불어 패션계의 커다란 한 획을 그은 역사적인 브랜드다. 따라할래야 따라할 수 없는 역사와 팬 그리고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디올을 원하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디올은 가격을 올릴 여지가 다분해진다.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은 원가에 단순히 마진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희소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source : 한국경제

사치재의 특성상 가격이 낮다고 더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격이 높을수록 브랜드의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들이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즉, 디올의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층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가격 대비 성능이 아니라 브랜드의 감성상징성이다.

그리고 디올의 고급라인( =오뜨쿠뛰르 혹은 고가 플레그십)은 단순한 OEM/ODM 생산 방식이 아니라 고도의 제작 공정을 거친다.

일반적인 기성 라인과 고급 라인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LVMH의 경제적 해자와 벨류체인

일반적인 패션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친다.

  1. 제품 기획 및 디자인
  2. 소재 선정 (고급 원단 및 원자재 조달)
  3. 생산 (자체 공장 운영 또는 OEM/ODM 방식)
  4. 유통 (온·오프라인 채널 확보)
  5. 브랜드 마케팅 (광고, 콜라보레이션, 행사 등)

우리는 디올의 모 그룹 LVMH의 파워를 간과할 수 없다.

LVMH는 수많은 브랜드를 산하에 거느린 유럽 시총 1-2위를 하는 초 거대 기업이다.

오랜 시간 돈과 역사로 빚은 철옹성이 얼마나 견고할까?

LVMH는 수십 년간 비즈니스를 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 글로벌 원자재 구매 네트워크: 대규모 구매를 통해 최고급 원단을 낮은 단가에 확보 가능
  • JIT(적시 구매 시스템): 최소한의 재고로 원가 절감, 높은 재고 회전율 확보(다른 기업은 보관비나 구매비 관리비의 이슈로 원가가 올라갈 것을 여기는 Sales 예측을 통해 정말 최소한의 적시의 재료와 제품을 컨트롤)
  • 공급망 협상력: 대량 거래를 통해 원가 절감 및 내부 계열사 간 거래 비용 최소화
  • 품질 관리(TQM): 철저한 불량품 방지 시스템 구축으로 비용 절감

이 뿐만 아니라 디올은 대규모 설비물류 간소화, 전 세계 최상위급 인재들의 역량, 오랜 노하우에서 비롯된 생산성 혁신, 강력한 인프라와 자원, 그리고 막대한 유동 현금과 기업 신용도를 바탕으로 외부 차입을 최소화하고 낮은 이자 비용을 유지하는 등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끝이 없을 정도로 거대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심지어 원가 언급하느라 언급조차 안된 판매관리비 부분까지 넣으면 이 글은 1.5배가 더 늘어날 것이다.

높은 재고 회전율(홀세일 + 소비자들의 꾸준한 구매)을 바탕으로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단기 이자 수익을 창출해 이를 다시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는 덤.

building with billboards at night
Photo by 𝗔𝗹𝗲𝘅 𝘙𝘢𝘪𝘯𝘦𝘳 / Unsplash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유니클로와 똑같은 옷을 만든다고 해서 유니클로의 가격을 구현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유니클로처럼 대량으로 값싸고 질 좋은 원단을 발주할 수도 없고, 생산 단가를 맞추기도 어렵다. 유통 시스템과 노하우도 부족해 비용은 끝없이 치솟는다.

설령 n억 원을 들여 유니클로 생산량의 1/10,000만큼을 만든다고 해도 유통 시스템과 판매량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재고가 쌓이고 매출원가율만 하늘 높이 치솟게 된다.

같은 원리로 디올은 S급 원단을 1m당 30만 원에 조달할 수 있지만, 다른 브랜드는 A급 원단을 1m당 50만 원에 떼온다. S급도 아닌 A급을.

원가가 후자가 더 높으니 좋은 원단인가? 더 품질이 좋은 옷일까? 아니다.

실제로는 후자의 기업이 비효율적이어서 원가가 높아진 것뿐인데 “역시 명품은 다르네, 원가가 높으니 품질도 좋겠지”라는 이상한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질 낮은 재료를 비싸게 구매하고, 비싸게 관리하고, 비싸게 생산하고, 비싸게 유통한 결과일 뿐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은 없는 상황인데 말이다.

이처럼 원가가 낮다고 무조건 비판할 수도, 반대로 높다고 해서 곧바로 품질이 뛰어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보다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디올을 욕할 수 있는 이유

person tied up on a chair
Photo by David Rodrigues / Unsplash

나는 이 문제의 핵심은 원가 8만원이 아니라 불법 노동이라고 본다.

실제로 해외 기사를 살펴보면, 디올 백의 원가가 53유로라는 내용보다 ‘공급망 문제’, ‘불법 노동’, ‘디올의 노동법 착취’ 같은 이슈가 기사 제목에 더 자주 등장한다. 원가 53유로가 메인 타이틀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우선 공급망 관리, 각국의 제조 관련 규정, 노동법 등에 대해 나는 전문 지식이 없을뿐더러 검수를 불법 이민자들이 맡았는지, 전체 공정을 담당했는지조차 명확히 알 수 없다.

또한, 이들이 왜 중국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는지도 그 배경을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 차치하고 자료를 조사하며 로이터 기사상 밝혀진 쟁점은 이렇다.

1. “Made in Italy” 라벨의 의미에 대한 의문: 이탈리아에서 생산된다고 해서 반드시 윤리적이고 공정한 노동 관행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남.

2. 중국계 소유 하청업체 문제: 이탈리아 내에 자리 잡은 중국계 하청업체들이 비윤리적 노동 관행을 주도.

3. 디올의 감독 책임 부족: 디올은 하청업체의 작업 조건이나 기술 역량에 대한 정기적인 감사를 소홀히 한 점에서 윤리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움.

명품은 가성비로 사는게 아니니까 원가가 낮아도 이해한다.

비싼데도 사는게 호구라고? 어차피 그들은 호구고 자시고 돈을 가성비에만 쓸 만큼 삶이 팍팍하지도 않다. 오히려 새롭고 신선한 경험과 가치를 즐기기 위해서 수천만원을 쓸 준비가 되어있다.

그리고 자극적인 기사에 먹잇감이 되기 딱 좋은 주제 였지만 원가가 8만원이 아닌 것도 추정 가능하다.

결국 디올은 공급망 문제 관리 그리고 노동법 준수를 외면하고 방관한 것이 핵심 문제라고 본다.

비록 시간이 조금 지난 기사지만 꼭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어 오랜만에 글을 남긴다.

기회가 된다면 원가에 대한 웨비나 혹은 강의를 준비해볼테니 구독을 꼭 해서 좋은 정보를 받아보자 😋